보통 이성이라고 하면 동물들과는 구별되는 인간만의 사유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어렸을적부터 교육을 받아서 그런지 아니면 나만 그런지 몰라도... 신성시 되고 존귀하게 느껴지며 객관적이며 왠지 정답일것같고 진리일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 인간의 이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영화의 가장 큰축은 인간의 이성이 중심을 잡고 있다. 우리가 그렇게 믿고 있던 이성은 한마디로 허울 좋은 거짓... 바로 나 스스로 만들어낸 인위적인 조작일 수도 있다....
지금 까지 우리가 생각하고 믿고 있는 것들이 모두 자신의 머리속에서 자신이 좋아하는데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 얼마나 충격적인 일들일까...
흔히들 말하는 행복하고 좋았던 순간들은 면밀히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별것아닌 일들이 많다.
사소하고 일상적인 일들에 불과 할수도 있다. 나의 컴플렉스나 트라우마가 생겨나게된 동기도 그리 큰일이 아니지만 머리속에서 사건을 조합하는 과정에서 무지하게 행복하게 각색되고, 또한 세상에서 제일 서럽고 슬프게 변종되어 우리의 머리속에 진실처럼 남아 있게 된다.
영화의 플롯은 기존의 영화와는 다르게 사건의 마지막에서 처음으로 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영화의 독특한 점이자 뛰어난 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결말울 알려주고 처음 으로 돌아가면서 느끼는 충격이란 영화를 보는 내내 나에게 기존의 것보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 왔다. 이 영화를 보고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감독이 정말 천재처럼 느껴졌다.
자 영화의 첫장면으로 주인공 레너드가 테드를 죽이는 데서 부터 천천히 영화는 거슬러 올라간다. 참 이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백미 인데... 처음 영화를 보면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최소 2번이상을 볼것을 권장한다.
객관적인 것이라는 정보를 몸에 새기는 행위는 관객에게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같은 훼이크와 영화적 측면에서는 레너드의 기억이 상실된다는 사실을 믿고 싶은 증거인 셈이다. 결국 몸에 문신을 새겨 넣는 행위는 일종의 보상심리 랄까? 기억의 변조다.. 레너드는 단기 기억 상실증이 아니다. 우선 가슴에 새긴 아내에 대한 문신을 지우고 다시 새로운 범인을 찾기 시작한 행위 자체가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레너드는 자신이 단기기억상실증이라고 생각하고 객관적이고 진실인것만을 몸에 문신으로 남기기 시작한다. 물론 아내의 살인범을 찾기위해서다. 이 행동은 그가 죽기전까지는 끝이 나지 않을 것이지만... 아내를 죽인 세미의 이야기 또한 그의 또 다른 자아일것이다.
이는 마치 은하철도 999의 메텔과 흡사하다. 메텔은 파우스트의 아들 철이를 찾기 위해 철이어머니의 모습으로 몸을 변형하여 온 우주를 떠돌아 다니며 철이와 비슷한 아이들을 납치하여 기계제국으로 돌아가는일을 반복한다. 그것이 메텔의 정체인것이다. 이처럼 레너드 또한 아내의 범인을 찾기 위해 반복적으로 몸에 증거를 남기며, 범인을 찾아내는 그런 행위를 반복해 나갈 것이다.